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현장취재 인터뷰 7회 <제주 하도어촌계-현용지 사무장 편>

수정일
작성자
관리자
조회수
2215
등록일
2020.11.24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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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도어촌계에서 체험 프로그램은 언제부터 시작하셨나요?
2009년에 시작했습니다. 그런데 초반에는 홍보가 제대로 안돼서 방문객이 적었어요. 2017년부터 새 잠수복도 마련하고 블로그 홍보 활동도 하면 활성화됐죠. 처음에 17벌뿐이었던 잠수복이 지금은 190벌 마련되어 있습니다. 여름 휴가철인 7~8월에는 해녀 한 분이 스무 번 정도 체험을 진행할 정도예요.


해녀체험 프로그램을 시작하게 된 계기가 있나요? 
요즘은 제주에도 해녀가 귀해요. 마을에 몇 명 혹은 몇 십 명뿐인 어촌계가 대부분이니까요. 하도는 지금도 250명의 해녀 분들이 어촌계에 소속되어 활동 중입니다. 예전에 비하면 해녀 숫자가 많이 줄었어요. 한창 때만해도 하도리 전체가 800~1000호 일 때도 해녀만 500명일 정도였으니까요. 원래 하도 하면 해녀로 유명합니다. 일제강점기에 있었던 해녀 항일운동도 하도리 해녀들로부터 시작됐으니까요. 


근처에 해녀박물관이 있던데 그래서 이곳에 있는 거군요? 
맞습니다. 제대로 된 해녀 문화를 이곳을 빼고는 말 할 수 없죠. 지금도 제주 전체 17% 해산물이 하도 어촌계에서 나올 정도로 해녀들의 활동이 활발합니다. 하도어촌계 최고의 자산은 해녀죠. 그러니 어촌계 체험에는 당연히 해녀 물질체험이 꼭 들어가야 하고요.  

초보자들을 데리고 바다에 들어가야 하는데, 처음에 해녀 분들이 이 체험 프로그램을 반기셨나요? 
좋아하셨어요. 외지 사람들도 많이 만나고 부업도 되니까요. 특히 여름 휴가철에 해녀체험을 하러 많이들 오잖아요. 그런데 그때는 소라 산란기라서 잠업 채취금지 기간 이예요. 평생을 바다에서 사는 분들인데 바다에 못 들어가게 하니 오죽 몸이 근질근질하겠어요? 체험 덕에 바다도 들어가니 좋아하시고 가르치는 일도 재미있어 하세요.


하도어촌계의 해녀체험은 어떤 특징이 있나요? 
여기는 실제로 해녀들이 작업하는 바다에서 함께 체험을 합니다. 이 앞이 하도 어촌계 소속 잠업 1종 어장인데요. 해안선을 따라 7km 정도 아주 큰 어장이 펼쳐져 있어요. 깊은 곳은 수심 10~15m 정도 되는데 대신 초보자들이니 5m 정도의 얕은 곳으로 갑니다. 게다가 근처에 도시도 없고 양식장도 없어서 말 그대로 청정 바다에서 체험을 합니다. 여러모로 해녀체험하기 좋은 조건이죠. 다녀 간 체험객들도 ‘가장 제주다운 경험’이라고들 말합니다. 


해녀체험은 어떻게 진행되나요?
준비시간까지 합치면 2시간 반 정도 진행하고요. 파도가 높지만 않으면 오전 11시, 오후 2시 하루에 두 번 진행합니다. 부력이 있는 잠수복을 입기 때문에 초등학교 4학년 이상이면 체험할 수 있어서 가족들이 많이 옵니다. 잠수복을 입고 준비운동을 한 뒤 부표 역할을 하는 테왁을 들고 바다에 들어가죠. 수트도 계절에 따라 3mm, 5mm 두 종류가 준비되어 있어요. 얕은 곳만 갈 뿐이지 실제 해녀분들처럼 물질을 하는 거니까요. 채취하는 것도 똑같습니다. 


해녀체험에서 주로 잡을 수 있는 건 어떤 거예요? 
수두리보말하고 뿔소라가 가장 쉽게 잡히죠. 문어와 성게는 사계절 있는데 성게는 3~6월에만 먹을 수 있고 2~3월엔 해삼도 있어요. 직접 잡은 해산물은 바로 시식할 수 있도록 해드립니다. 


그럼 초보자도 전복이나 문어를 채취 할 수 있나요?  
하하~ 그럼요. 운이 있다면요! 그런데 모든 생물은 각자의 생존전략이 있잖아요. 바위틈에 숨어있거나 보호색, 위장술을 사용하니 초보자가 찾기엔 쉽지 않아요. 특히 전복 같은 경우에는 비창을 사용해 떼어내야 하고 한 번에 떼어내지 못하면 더 딱 달라붙어서 힘들어요. 전문 해녀분들도 ‘헛물질’이라고 말하는 걸요? 

헛물질요? 그만큼 물질이 어려운 일이군요. 
돌 틈에 숨어있어 손으로 더듬어서 찾는 경우도 많아요. 산소 호흡기가 없으니 숨이 차면 다시 물 위로 올라와야 하고요. 5번 시도해서 2번은 허탕을 치죠. 그래서 바다에 나갈 때 “삼춘 어디감수꽈?” 물으면 “헛물에 감쪄” 이런 표현을 써요. 납 벨트를 차고도 잠수복 부력 때문에 바다 밑으로 잠수하는 일이 쉽지 않아요. 사실 초보자들은 바다 바닥을 닿는 것도 힘드니까요. 

이야기를 들으면 들을수록 직접 체험해보고 싶다는 마음이 굴뚝같아요.
오늘부터 며칠간은 북동풍이라 어쩔 수 없죠. 동풍이 불면 물이 차갑고 파도가 높아 어려워요. 7~8월은 슈트를 입기엔 좀 덥지만 주로 남풍이 부니까 파도가 낮아서 체험을 할 수 있는 날이 많아요. 9월부터는 바람이 섞여서 매일 일기예보를 봐야 해요. 며칠 전에 해상예보가 뜨니까 동풍이 아닌 날에 맞춰 오시면 좋죠.  


해녀체험을 하지 못하는 12세 미만의 아이들이 즐길 수 있는 체험은 없나요? 
여기 앞에 ‘원담’에서 보말과 고동을 잡을 수 있습니다. 4~5세 아이들도 들어갈 수 있게 깊이도 얕아요. ‘독살’이라고 들어 보셨죠? 돌담을 쌓아 썰물 때 거기에 걸린 물고기를 잡는 전통방식요. 제주는 그런 돌담을 원담이라고 불러요. 하도어촌은 체험객들이 쉽게 접근할 수 있게 2009년에 세 잎 클로버 모양의 원담을 만들었어요. 

그럼 물이 빠질 때를 맞춰서 가야겠네요.   
네, 매일 시간이 달라지니 미리 전화 주시면 좋죠. 시간과 상관없이 할 수 있는 건 대나무 낚시에요. 지렁이나 새우를 미끼삼아 갯바위 돌 틈 사이에서 낚시하는 건데 의외로 고기가 잘 잡힙니다. 쥐치나 전갱이, 숭어, 놀래미, 우럭 같은 걸 잡을 수 있어요. 


여기 풍경이 참 좋은데, 체험장 앞에 보이는 저 섬은 뭐에요? 
저기가 우도에요. 오른쪽으로 보이는 게 성산일출봉이고요.  이 풍경을 더 오래 즐길 수 있도록 어촌계 숙박시설도 늘리려고 합니다. 체험장 근처에 해녀 분들의 전통가옥 12군데를 선정해서 ‘밖거리’라고 부르는 별채를 민박으로 만들려고 해요. 민박에서는 해녀들이 직접 잡은 해산물로 만든 밥상도 기획 중이니 내년에 더 풍성해질 하도어촌계로 많이들 놀러오세요~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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